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일로 박정문 변호사입니다.
배우자의 외도를 알게 되었다고 해서 누구나 이혼을 선택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들 때문에, 함께 살아온 시간 때문에, 또는 다시 한번 믿어보고 싶어서 혼인을 유지하기로 결정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상대방의 잘못까지 없던 일로 넘기기는 어렵겠지요.
“이혼하지 않아도 상간소송을 할 수 있나요?”
“위자료를 받아도 결국 배우자가 다시 물어줘야 하나요?”
혼인유지 상간소송을 고민하고 계신다면 소송의 결과만큼 이후의 생활도 걱정되실 겁니다. 오늘은 이혼하지 않고 상대방에게 책임을 묻고 싶은 분들이 궁금해하실 내용을 하나씩 설명드리겠습니다.

혼인유지와 위자료 청구
이혼하지 않아도 소송할 수 있나요?
네, 가능합니다. 상간소송은 부정행위로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해 배상을 구하는 절차입니다. 이혼해야만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외도가 있었다는 주장만으로 책임이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부정행위가 있었는지, 상대방이 배우자의 혼인 사실을 알았거나 주의를 기울였다면 알 수 있었는지 등을 살펴야 하는데요.
상대방이 “이미 부부 사이가 끝났다고 들었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로 부정행위 이전에 혼인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된 상태였다면 배상책임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부 사이에 다툼이 있었다는 사정과 혼인관계가 이미 파탄되었다는 것은 다릅니다. 저는 이 부분을 구분해 당시 부부의 생활과 관계를 보여주는 자료부터 확인하겠습니다.
혼인을 유지하면 위자료가 적어지나요?
이혼 여부는 위자료를 정할 때 고려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그렇다고 혼인을 유지하면 무조건 적은 금액만 인정된다거나, 정해진 비율로 감액되는 것은 아닙니다.
부정행위가 이어진 기간과 정도, 혼인생활에 미친 영향, 발각된 뒤에도 관계를 지속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봅니다. 예를 들어 관계를 정리하겠다고 해놓고 다시 만났다면, 그 경위도 구체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겠지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억울한 마음을 강하게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는 것입니다. 외도 이후 일상이 어떻게 달라졌고 어떤 고통을 겪었는지, 이를 뒷받침할 자료와 함께 설명해야 합니다.
가정을 지키기로 했다는 이유로 상처까지 가벼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피해를 재판에서 어떻게 드러낼지는 차분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배우자의 협조와 소송 진행
배우자가 협조하지 않아도 가능한가요?
배우자의 동의가 있어야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배우자가 상대방을 감싸거나 외도를 부인하더라도 다른 자료로 부정행위를 입증할 수 있다면 청구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확인할 자료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 두 사람이 어떤 관계였는지 보여주는 대화와 만남의 정황
- 상대방이 배우자의 결혼 사실을 알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내용
성관계를 직접 입증하는 자료가 있어야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친밀한 표현 하나만으로 단정하기보다는 대화의 앞뒤 내용과 만남의 경위 등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증거 확보 방법도 중요합니다. 계정에 무단으로 접속하거나 위치추적 장치를 설치하는 방식은 별도의 법적 문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지금 가진 자료를 먼저 검토하고, 부족한 부분을 적법하게 보완하는 순서로 접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배우자 모르게 진행할 수 있나요?
가정을 다시 추스르는 중이라면 배우자가 소송 사실을 알게 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상대방만을 피고로 정해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배우자에게 끝까지 알려지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상대방이 배우자에게 소송 사실을 전하거나, 재판 과정에서 배우자의 진술 등이 쟁점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비밀 유지가 중요한 상황이라면 소송 전 협의 가능성, 상대방의 예상 반응, 배우자가 알게 되었을 때의 대응까지 생각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혼인을 유지하려는 분의 사건에서는 책임을 묻는 방법과 함께, 그 과정이 가정에 미칠 영향도 살펴야 한다고 봅니다.

배우자에게 돌아올 구상금
혼인유지 상간소송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 바로 구상금입니다.
배우자와 상간 상대방은 부정행위에 대해 공동으로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위자료를 지급한 뒤, 내부적인 책임 분담에 따라 배우자에게 일부 금액을 요구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요.
배우자와 경제생활을 이어가는 상황이라면 결국 가계에 부담이 돌아올 수 있어 신경 써야 합니다. 그렇다고 언제나 절반을 돌려줘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구상 가능 여부와 범위는 각자의 책임과 지급액, 기존 합의 내용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합의로 마무리한다면 상대방이 배우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협의할 수 있습니다. 다만 위자료 판결을 받는 것만으로 구상권까지 자동으로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금액뿐 아니라 지급 이후의 문제까지 검토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연락과 만남을 막으려면
위자료 지급 판결을 받았다고 해서 두 사람 사이에 연락금지 의무가 자동으로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관계 단절이 중요한 목적이라면 합의나 조정 과정에서 연락·만남을 금지하는 조항과 위반 시 책임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이때 “다시는 만나지 않는다”는 문구만 넣기보다 어떤 연락과 만남을 금지할지, 위반 사실을 어떻게 확인할지까지 살펴야 합니다. 과도한 금액을 정했다고 그대로 인정되는 것도 아니므로 조항의 효력도 검토해야 하고요.
합의 이후 부정행위가 다시 이어졌다면 추가 손해배상을 검토할 수 있지만, 새로운 행위와 기존 합의의 범위를 확인해야 합니다.


지키려는 가정까지 고려하겠습니다
혼인을 유지하겠다는 결정은 잘못을 묻지 않겠다는 뜻이 아닙니다. 책임은 분명히 묻되, 앞으로의 생활도 지키고 싶은 마음일 것입니다.
저는 혼인유지 상간소송을 검토할 때 현재 증거로 무엇을 입증할 수 있는지, 구상금 문제는 없는지, 원하는 관계 정리를 위해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 함께 살피겠습니다.
이혼에 대한 결론을 내린 뒤에야 상담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 확보한 자료와 가장 걱정되는 부분부터 말씀해 주셔도 괜찮습니다.
법무법인 일로 박정문 변호사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법률 검토 참고:
대법원 2014. 11. 20. 선고 2011므2997 전원합의체 판결
부정행위 당시 혼인관계 파탄의 증명책임에 관한 대법원 판결
배우자와 상대방의 공동불법행위책임에 관한 대법원 판결
